[스크랩] 트라우마 : 탄생, 죽음 그리고 재탄생_ 수연
트라우마: 탄생, 죽음 그리고 재탄생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상처 없는 사람은 없는 듯합니다. 겉보기에는 완전해 보이는 사람도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의 영혼에 깊은 상흔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난히 세상에 대해 비관적이거나 비판적인 사람은 보통 마음에 상처가 많은 사람입니다. 심리치료에 트라우마(trauma)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심리적 외상'을 뜻하는 말로 인생의 어느 시기에 누군가에게 받은 상처로 인해 일생 스트레스 장애를 받으면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상처를 통해 자신과 세상 모두를 보게 됩니다. 마치 금이 간 거울을 통해서 세상을 보듯 모든 것이 일그러져 보이게 되지요. 그래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를 자학하고 자해할 뿐만 아니라, 그에게 다가오는 모든 사람들을 할퀴며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보통 이와 같은 깊은 상처를 주는 사람이 부모인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부모 또한 트라우마가 있기에 제 딴에는 자식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끊임없이 상처를 주게 되지요. 보통 어린 시절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완전하고 헌신적인 원형적 부모(칼 융)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그런 부모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를 이해하게 되는 것은 나중 스스로가 부모가 되고 나서입니다. 자신도 별수 없이 지극히 불완전한 부모임을 뼈저리게 느끼고, 부모를 이해하고 용서하게 되지요. 이제 비로소 부모와 세상과 화해하여 원만한 삶을 살게 되지요. 이런 과정이 자연스레 나타나는 사람은 참 행운입니다. 그렇지 못한 경우 나이가 들어서도 끊임없이 주변 사람과 상처를 주고받으며 고통의 삶이 계속 이어집니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트라우마가 무엇인지 한 번 깊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내 인격의 깊은 곳에 숨어서 보이지 않게 나를 조종하는 이놈의 정체를 밝혀보십시오. 그리고 무의식 속에 있는 이 아기를 빛 속에 들어내어 달래고 얼려 어른으로 키워 이제 그만 나를 떠나게 하십시오. 우리는 모두 인생의 어느 시기에 이와 같은 숭고한 의식을 치룰 필요가 있습니다. 성장과정에서 어쩔 수 없게 입게 된 상처를 치유해야 만이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살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삶이 탄생과 죽음과 재탄생으로 이루어진 한 편의 드라마가 되는 것 이지요. 상처는 몹시 아픈 것이지만, 우리는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고 이를 치유함으로서만이 영혼의 진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상처가 없는 사람은 영혼의 성장도 없습니다. 한편 깊은 상처일수록 이를 치유하게 되면 더 큰 영혼의 도약이 일어나게 됩니다. 결국 트라우마는 우리 삶을 위해 꼭 필요한 영혼의 효소와 같은 것입니다.(수연)
- <나를찾는사람들> 홈피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