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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왕 설화

들에핀국화1 2009. 8. 25. 15:08

김수로왕 설화

  

 천지가 개벽한 후로 이 지방에는 아직 나라 이름도 없고,

또한 왕과 신하의 칭호도 없었다.

이 때 아도간(我刀干), 여도간(汝刀干), 피도간(彼刀干),

오도간(五刀干), 유수간(留水干), 유천간(留天干), 신천간(神天干),

오천간(五天干), 신귀간(神鬼干) 들의 구간(九干)이 있었다.

이들 수장(首長)은 백성을 통솔했는데, 대개 1백호 7만 5천명이었다.

그 때 사람들은 거의 스스로 산과 들에 모여 살면서

우물을 파서 마시고 밭을 갈아서 먹었다.

후한(後漢)의 세조 광무제(光武帝) 건무 18년 임인(A.D.42) 3월 상사일(上巳日)에

(그들이)사는 곳의 북쪽 구지(龜旨)-이것은 산봉우리의 이름인데

거북이 엎드린 형상과 같으므로 구지라 했다.-에서 수상한 소리가 불렀다.

(구간들과) 마을 사람들 2,3백명이 거기에 모이니,

사람 소리 같기는 한데 그 모습은 숨기고 소리만 내었다.

"여기 누가 있느냐?" 구간들은 대답했다.

"우리들이 여기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데이냐?"

"여기는 구지입니다." 또 말했다. "

하늘이 나에게 명령하신 것은 이 곳에 와서 나라를 새로 세워 임금이 되라 하셨다.

그래서 내려왔다.

너희들은 이 산 꼭대기를 파며 흙을 집으면서 '신이여, 신이여, 수로(首露)를 내놓아라

.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 노래하고 춤을 추어라.

그러면 곧 (하늘에서) 대왕을 맞이하여 (너희들은) 매우 기뻐서 춤추게 될 것이다.

" 구간들은 그 말을 따라 마을 사람과 함께 모두 기뻐하면서 노래하고 춤추었다.

얼마 후 우러러 하늘을 바라보니, 자주색 줄이 하늘로부터 드리워져 땅에 닿는 것이었다.

줄 끝을 찾아보니 붉은 단이 붙은 보자기에 금합이 쌓여 있었다.

열어보니 황금색 알이 여섯 개가 있는데 해처럼 둥굴었다.

여러 사람은 모두 놀라고 기뻐하여, 함께 수없이 절했다.

조금 있다가 다시 보자기에 싸 가지고서 아도간(我刀干)의 집으로 돌아와서

탑(榻- 깔거나 눕는 좁고 기다란 의자) 위에 두고 무리들은 모두 흩어져 갔다.

12일을 지난 그 이튿날 아침에, 마을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합을 열어보니

알 여섯이 모두 화하여 어린이가 되어 있었는데, 용모가 심히 컸으며, 이내 평상(平床)에 앉았다.

여러 사람들은 모두 절하고 하례하고는 극진히 공경했다.

(어린이는) 나날이 자라 열 며칠을 지나니 키가 9척임은

은(殷)나라 천을(天乙-탕왕)과 같았고,

얼굴이 용안임은 한(漢)나라 고조와 같았으며,

눈썹이 팔채(八彩)임은 당나라 요임금과 같았고,

두 눈동자를 가짐은 우나라 순임금과 같았다.

그 달 보름날에 왕위에 올랐다.

세상에 처음 나타났다고 하여 이름을 수로라하고 혹 수릉(首陵)

-수릉은 죽은 뒤의 시호다.-이라 했다.

나라를 대가락(大駕洛) 혹은 가야국(伽倻國)이라고 일컬으니

곧 육가야(六伽倻)의 하나이다.

 

                                       <삼국유사,권2, 기이, 가락국기(駕洛國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