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간

[스크랩] 유수종-해오라기 전 : 진화랑 2008-10-21~2008-10-31

들에핀국화1 2011. 3. 26. 21:58

유수종은 이 꽃을 20년 이상 키워오고 있으며 이를 작품의 주 소재로 다루어온지도 벌써 몇 해가 되었다. 그가 이 꽃에 특별한 관심을 쏟은 것은 꽃이 지닌 특별한 아름다움은 물론이거니와 그것이 우리의 야생화하는 데서 특별한 애정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상황에 대한 절실함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꽃을 그린다는 것은 꽃이 지닌 아름다움을 영원히 기념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다. 유수종의 해오라기 꽃은 그러한 대상으로서의 감동에만 기인된 것이 아니라 우리 꽃이란 사실과 더불어 사라져가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곁들어지면서 일종의 문화적 자각을 환기시키려는 또다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하겠다.
화면은 대단히 간결하다. 단색의 바탕에 해오라기 꽃대가 길게 솟아오르고 그 위에 나르는 듯한 해오라기 모양의 꽃이 얹혀있다. 아래의 잎은 마치 갈대 밭 같은 풀숲을 이룬다. 때로 창공엔 환한 둥근 보름달이 떠 있다. 달을 배경으로 한 해오라기 꽃은 밝은 가을 달밤에 창공으로 날아가는 해오라기 떼를 보는 느낌이다. 소슬하면서도 청아한 아름다움이 우리들 가슴을 저리게 한다. 일본에서 전해오는 이 꽃에 얽힌 이야기는 서로 만날 수 없는 처년, 총각이 죽음으로 사랑을 확인하면서 그 자리에 이 꽃이 피어났다는 것이다. 그러한 애절함이 신비한 아름다움으로 승화되어 떠오른 것을 엿보게 한다. 유수종의 섬세한 필법은 꽃의 내면을 표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전면의 단색 바탕에 하얗게 피어오른 꽃의 자태는 장식적이면서도 황홀한 꿈의 차원을 아로새겨 놓는다.

해오라기 꽃에 대한 집념과 표상
-유수종의 근작에 부쳐


오광수 (미술평론가) 서문 중 발췌
 
 
 





 
 







출처 : ☆ 아트다 ☆
글쓴이 : 아트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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