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스크랩] 와인:;와인은 ‘산소’를 좋아해

들에핀국화1 2008. 1. 10. 10:45

[와인] 와인은 ‘산소’를 좋아해

매경이코노미|기사입력 2007-11-10 10:56

만화 "신의 물방울"의 디켄팅 장면. 사진은 학산문화사제공

최근 국내에서 100만부나 팔린 만화책이 있습니다. 와인을 주제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인데요. 특히 눈길을 끄는 장면은 주인공 간자키 시주쿠가 와인을 따자마자 요상한(?) 유리병에 와인을 멋지게 따르는 모습입니다. 바로 디캔팅(잠깐용어 참조)을 하는 장면이지요.

디캔팅은 왜 하는 걸까요.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와인 안에 존재하는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서입니다. 와인이 오래 숙성되다 보면 와인 안에 주석산 성분이 응고돼 침전물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걸러내 보다 맑은 와인을 마시기 위해서지요.

다른 이유는 맛 때문입니다. 흔히 와인은 병에 담기는 순간부터 공기와 접촉이 거의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리면 자연스레 공기와 접촉하게 되는데요. 이때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많을수록 독특한 향과 풍미를 주는 와인이 있습니다.

은대환 리츠칼튼호텔 소믈리에는 디캔팅은 사람으로 치면 곤히 잠든 사람을 자연스레 깨우는 작업과 비슷하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잠에서 깨어날 때 급하게 일어나는 것보다 아주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하듯이 일부 와인의 경우 가능하다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마시면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는 것이지요.

신의 물방울에서는 특히 높은 위치에서 와인을 따르는 모습이 자주 나와 이를 따라하는 사람이 많다는데요. 근래 와인 파티에서는 일부러 디캔팅을 멋지고 화려하게 주도하는 분들을 말하지요. 이럴 때면 일반인들이 더더욱 주눅 들게 되는 법이죠.

하지만 디캔팅 못한다고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신의 물방울 원작자인 아기 다다시 남매도 제게 “디캔팅 장면은 단지 극적인 재미를 주기 위해서지 꼭 와인을 따면 디캔팅을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인순 WSET 대표강사는 “극단적으로 웬만한 와인은 그냥 와인 잔에 따라놓고 대화를 나누며 여유 있게 마시는 것만으로도 디캔팅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 강한 맛의 레드와인이 디캔팅에 적당 ■

그래도 굳이 디캔팅을 하겠다면 디캔팅이 필요한 와인과 아닌 와인을 구별할 수 있어야겠지요. 일단 특별한 경우를 제외한다면 화이트와인은 디캔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보면 됩니다. 로제와인도 마찬가지고요. 따 놓고 상온에 오래 두면 오히려 특유의 풍미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디캔팅하는 와인은 레드와인인데요. 디캔팅은 결국 의욕 넘치는 사람을 진정시켜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업이라고 봤을 때 일단 레드와인 중에서도 강한 맛을 지닌 와인이 대상이 됩니다. 포도 품종으로 보면 보디감이 강한(떫은 맛이 강하면서 향은 상대적으로 적은 듯한)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시라즈로 만든 와인이라면 디캔팅을 할 여지가 많다고 보는 겁니다.

묵은 와인도 디캔팅 대상입니다. 병을 불빛에 비춰보면 가라앉은 이물질이 눈에 띄는 와인이 종종 있습니다. 이때 디캔터를 꺼내 맑은 와인만 뽑아내는 겁니다.

따르는 방법도 알아볼까요. 만든 지 오래되지 않은 와인, 이른바 젊은 와인의 경우 공기와 접촉하는 면과 시간이 많은 게 상대적으로 좋습니다. 따라서 이럴 때는 신의 물방울에서처럼 와인을 비교적 높게 들어 콸콸콸 소리 나도록 따라도 무방합니다. 반면 바닥에 이물질이 있는 오래된 와인의 경우 특유의 풍미를 거스르지 않게 병 입구와 디캔터를 비교적 가까이 갖다대고 천천히 따르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11월 셋째 주 목요일은 전 세계 와인 마니아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입니다. 바로 보졸레 누보(프랑스에서 당해에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가 나오는 날인데요. 보졸레 누보는 그 자체만으로 풍부한 향과 맛을 자랑하니까 디캔팅이 필요가 없답니다. 괜히 파티장에서 보졸레 누보를 따면서 디캔터를 갖고 오라고 주문하시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랍니다.

▶ 잠깐용어

· 디캔팅:와인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디캔터라는 독특한 용기에 와인을 옮기는 행위를 일컫는 말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30호(07.11.14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071110옮김
 
 
 
 
출처 : 서라벌블로그입니다
글쓴이 : 서라벌 원글보기
메모 :